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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학골길87_ 장지에 먹_ 149×213cm_ 2018
87Palhakgol-gil_ Ink on Korean papaer_ 149x213cm_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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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앞을 지날 때면 항상 마주치는 이름 모를 창고가 있다. 이 건물은 항상 변함없는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따금씩 사람들이 드나드는 광경을 보게 될 뿐, 특별히 관심이 가는 곳은 아니다. 무심히 지나가는 많은 건물 중 하나일 뿐, 그저 작업실 주변 풍경의 일부분 정도로만 여겨지는 건물이다. 어느날 철거를 하는지 건물을 부순 장면을 보았다. 익숙함의 균형이 깨지는 것일까? 곧 사라지고 다른 풍경이 자리하게 될 그곳에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현재의 모습은 매 순간 기억 저편으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기억에만 남을 이 풍경도 시간이 지나면 완전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은 모습이 될 것이다.

이 장면을 그려보기로 한다. 내가 그리는 그림 역시 기억처럼 사라지는 것은 사라지는 대로 새로이 만들어 지는 것은 만들어지는 대로 열어두기로 한다. 기억의 속성이 그러하듯이.

기억의 수많은 장면이 켜켜이 쌓여 그 시간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면 각 장면은 기억의 두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무심히 잊혀지는 장면에서 시작한 작업은 어떤 이야기를 담은 드로잉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드로잉은 어느 정도 시간의 두께를 가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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