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치다 LINE - drawing

2014_0213 ▶ 2014_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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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병주_김보민_김정주_김철유
송진수_양연화_이승현_이정민

 

초청기획 / 송희정

 

관람시간 / 2월_10:00am~06:00pm / 3월,4월_10:00am~07:00pm

 

 

 

우민아트센터
WUMIN ART CENTER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사북로 164 우민타워 B1
Tel. +82.43.222.0357
www.wuminartcenter.org

 

 

 

 

선을 치다_LINE-drawing ● 텅 빈 화면에 몇 개의 선으로 형태가 드러난다. 보고 있는 모든 것들과 머릿속에 상상하는 것들이 몇 개의 선으로 그려진다. 선은 이렇게 무언가를 표현하는 수단이지만 실상은 면 주변에 또는 면과 면 사이의 한계로서 개념적으로만 존재할 뿐 시각적인 현실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재현 예술에 있어서 선은 현실성의 상징적 표현이고 선으로 그린다는 것은 상징적인 추상 활동이자 개념적인 표현방법이 된다. 이렇게 선을 긋는 행위 및 선이 지배적인 작품을 드로잉이라고 부른다. ● 드로잉은 미술의 역사에서 그 기능과 역할, 표현방법이 시대에 따라 달라져 오면서 이에 대한 관점과 해석이 다양해지고 확장되었다. 그리하여 현대미술에서 드로잉은 작품의 시작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담거나, 완성 작품을 위한 작업의 과정에서 볼 수 있는 보조적인 매체라는 이해를 넘어 하나의주요한 장르가 되어 독자적인 작품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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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치다 LINE – drawing展_우민아트센터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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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수_자화상_철사_180×80×48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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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_Ambiguous wall II_철, 아크릴채색, 래커, 혼합재료_110×110×15cm_2012

 

본 전시는 8명의 작가가 화면의 안과 밖, 평면과 입체, 영상이라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선'을 표현 수단으로 '긋고, 잇고, 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낸 작품들을 드로잉의 '선'이 다양한 매체와 차원으로 확장되어 '그리'고 '구축'된 것으로의 대치를 시도하여 '드로잉'하면 떠오르는 종이 위의 선묘라는 형식을 넘어 확장된 형식의 드로잉들이 전시장에 펼쳐 놓은 '선-드로잉'으로 엮어 보고자 한다. ●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벽에 굵은 펜으로 쓱쓱 그려진 사람이 공간으로 걸어 나와 서 있는 듯 한 송진수의 작품과 만난다. 굵은 철사를 이용하여 마치 종이 위에 펜으로 그림을 그리듯 공간에 선을 소조하는 그의 작업은 얼핏 평면적으로 보이나 분명 양감이 있고 선들이 공간과 함께 만들어낸 없는 듯 있는 입체감이 착시를 일으키며 마치사진 위에 또는 전시장의 흰 벽면에 펜으로 그려 넣은 그림을 보는 듯하다. 유리에 그린 드로잉처럼 그의 조각은 공간에 굵은 철사로 선을 쳐나간 허공에 그려진 선형 드로잉이자 드로잉 조각이 된다. 공간과 공간의 경계에 관심을 갖고 있는 김병주는 선으로 공간을 만들어 닫혀있고 막힌 공간을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내부를 드러내지 않는 건축물을 대상으로 공간을 드러내고 경계를 강조하는 그의 작품들은 선과 빛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투시도법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그의 정교한 공간과 건축물들은 가로와 세로 수직과 수평으로 만나는 선들이 건물의 형태와 공간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듯하다. 그러나 선형으로 투사된 그의 공간들은 안과 밖, 이쪽과 저쪽이 구분되지 않는 모호한 경계가 되어 공간의 재현 방식이 구축한 가상의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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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치다 LINE – drawing展_우민아트센터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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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연화_Cycle_애니메이션_00:04:03_2011

 

 

 

드로잉과 사진으로 채집한 이미지들이 영상으로 이어져, 하나의 이미지와 공간, 이야기를 만드는 양연화와 이정민의 애니메이션은 한 컷 한 컷의 선이 이어져 움직이는 드로잉이 된다. 양연화는 우리 사회에서 드러나는 모습들의 이면에 나타나는 심리적이고 비현실적인 풍경들을 담아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단순한선으로 표현된 '나'들이 모여 '그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으로 구성되는 애니메이션 「Cycle」과 「Highs and Lows」는 백색의 배경에 검고 거친 연필과 목탄의 선으로 표현된 드로잉 연작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으로 본 전시에서는 애니메이션과 드로잉들을 함께 선보인다. 이정민의 작업은 일상적인 공간 안에서 경험한 시간의 흐름과 사물이 특별하게 인식되는 순간을 파워포인트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보여준다. 작품 속에서 공간은 시선의 흐름에 따라 흰 바탕에 검은 선으로 그려지고, 공간이 만들어지면 사진 이미지의 사물들이 개별적으로 움직여 자리를 잡는다. 제 각각의 속도로 그려지고 자리 잡는 공간과 사물들은 작가가 일상적인 공간에서 직접 경험한 주관적인 시간이자 속도이며 순간을 재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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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치다 LINE – drawing展_우민아트센터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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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_Office_파워포인트 애니메이션_00:04:30_2011

 

 

 

도시를 시간이 쌓여있는 기억의 아카이브로 바라보는 김보민은 매일매일 변화하는 도시의 풍경에 관심을 갖고 체험하고, 역사를 더듬고, 내력을 살펴 기록하고 사진 찍고 스케치한다. 화면에 풍경을 펼쳐놓고 자유로이 원경을 바꾸고, 풍경의 지리적 역사적 내러티브를 다루며 풍경 안에서 다른 세계를 끌어내고 담아낸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에게 화면 안의 선은 전통 재료로 다루는 '전통 묘법'과 현재의 도시풍경을 그려내는 '테이프 묘법'으로 표현된다. 본 전시에 소개된 작품들은 한강을 중심 소재로 과거와 현재의 한강의 모습을 화면 안에 전통 묘법과 테이프 묘법으로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 그리기와 구축하기를 콜라주하여 표현하고 있다. ● 이승현은 미지의, 정의되지 않은 생명체를 만든다. 그의 생명체들은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태어나고 특정한 형태가 없이 끊임없이 변화하며 자란다. 우연성에 의해 예측할 수 없이 증식해나가는 이 생명체들은 종이 위 비어있는 화면을 장악하기도 하고, 전시 공간으로 무한 증식해 나가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32개의 화면 안에 포자처럼 잠자고 있는 생명체들이 깨어나 전시장에서 「가변증식체」를 만들고 화면 밖을 뚫고 나와 전시장 벽으로 증식하여 벽-드로잉을 만들어낸다. 전시장 입구 쪽 벽면의 드로잉「Parade-우민」은 작가가 전시장에 풀어놓은 생명체들로 약 두 달간 미술관에 머무르며 관객들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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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치다 LINE – drawing展_우민아트센터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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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민_강변_모시에 수묵담채, 테이프_55×190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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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_가변증식체_종이에 잉크_가변크기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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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_Parade-우민_벽에 드로잉, 펜_가변크기_2013

 

 

8명 작가들 중 김정주와 김철유의 작품들은 종이 위에 펜으로 그린 익숙한 형식의 드로잉 작품들이다. 김정주의 드로잉 「Cell」 연작은 스테이플러철침을 쌓아 올려 도시를 만들고 이를 사진이라는 결과물로 선보여온 작품인 「매직랜드」와 개념을 공유하고 그 연장선상에 있는 드로잉 작품들이다. 사진 작품들이 스테이플러철침이라는 조그마한 단위들을 집적하고 구축한 건축물과 도시의 풍경이라면 종이 위에 세밀한 펜으로 정교하게 그린 드로잉 작품들은 「매직랜드」라는 도시의 지도이기도, 건축물들 간의 조직도이자「Cell」이라는 제목처럼 도시의 이면에 감춰진 어둡고 복잡한 내부 또는 하부의 단위 구조를 드러내는 듯 보인다. 김철유의 선이 그려내는 이미지들은 작품의 제목 「Journey to Nowhere」처럼 어디에도 없는 곳으로의 여행임과 동시에 그의 상상이 빚어낸 선들로 인해 바로 여기, 관객의 눈앞에 펼쳐진 여행이 된다. 그의 손이 종이 위에 펜으로 그리는, 명확한 계획 없이 자유롭게 구현되는 풍경 속 이미지들은 과학책이나 어느 공상과학영화에서 본 듯한 사라진 생명체이거나 외계에 살법한 부유하는 생명체인 듯하다, 마치 그대로 만들어 낼 수 있을 듯 정교한 구조물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작품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 이미지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물속인 듯, 하늘인 듯 구분이 모호하여 호기심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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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치다 LINE – drawing展_우민아트센터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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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_Cell XV_종이에 펜_25×35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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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유_Journey to Nowhere #1_종이에 펜_70×170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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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치다 LINE – drawing展_우민아트센터_2014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특정한 형식의 드로잉 작품들을 기대했을 관람객들에게 본 전시가 8명의 작가들이 펼쳐놓은 선들이 그려낸 영상과 회화, 조각과 설치 작품들을 「LINE-drawing」이라는 제목 아래 드로잉으로 만나는 흥미로운 경험이 되길, 견고하게 각인된 드로잉에 대한 인식에 여지를 주고드로잉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송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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