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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인터뷰>

갤러리킹: 이승현씨, 안녕하세요. 갤러리킹입니다.이번의 전시가 두 번째 개인전으로 알고 있는데 전시를 앞둔 마음이 어떠시나요?
이승현: 2004년 이후 열게 되는 두 번째 개인전입니다. 첫 개인전(유형생식展)은 학부졸업 후 첫 전시였고 이번 전시는 대학원 졸업이후 여는 첫 전시라 매번 새로운 시작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전시를 거치면서 매번 느끼지만 즐기면서 한다는 것은 엄청난 내공이 필요한 것 같아요. 보시는 여러분들도 전시를 함께 즐겼으면 합니다.


갤러리킹: 이번의 전시 제목이 '미확인동물학'이던데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짓게 된 것인가요?
이승현: 미확인 동물학(Cryptozoology)은 존재한다고 주장되고 있으나 생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생물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의미하는 학명입니다. 주로 현실세계에 괴생물체의 출현이나 전설상의 동물 등을 대상으로 하는데 연구과정 중 수만년전 멸종된 줄만 알았던 동물이 발견되었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저는 의식 넘어 어디엔가 숨어 있는 미확인 생명체들을 작업을 통해 발견하고 밖으로 드러내고 있지요. 눈에 보이지 않은 개체들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갤러리킹: 주로 드로잉 작업을 계속 해오고 계신데 드로잉을 고집하는 이유는 어떻게 돼나요?
이승현: 과정자체가 결과이고 결과가 과정이기도 한 드로잉 작업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보여 줄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이잖아요. 이러한 점에 매력을 느끼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 손은 미확인 동물들의 출현을 돕는 통로이자 제2의 배설기관인 셈이죠.

갤러리킹: 얇은 펜으로 섬세하게 작업하는 방식이 시간이 오래 걸릴듯한데 작업 도중 지겨워지진 않으신지요?
이승현: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제 에너지를 이들에게 모두 뺏기는 기분이 들더군요. 이들은 제 에너지를 먹으며 사는 숙주인 셈이죠. 하지만 작업할 때는 제 몸 상태를 잘 인식하지는 못합니다. 작업 중 어느 순간 보면 이들은 얼마만큼 증식하여 성장하여 있는데 마치 스스로 성장한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갤러리킹:작업 외 시간은 주로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이승현: 소진된 에너지 충전을 위하여 잠자기, 일광욕하기, 과식하기 등을 하는데 주로 잠을 많이 잡니다.

 

 

   
 
   
   
 
갤러리킹: 작업하실 때 음악을 들으며 그 운율에 따라 작업을 하기도 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음악을 들으세요?
이승현: 음악은 작업에 도움을 줄때가 많습니다. 손이가는대로 그려 나가는 중에 생명체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에 도움을 주죠. 음악 장르는 가리지 않고 듣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진솔하고 호소력 있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갤러리킹:드로잉에서 보여 지는 생명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무섭진 않나요?

이승현: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은 거 같아요.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하다가 알면 알수록 익숙해지고... 복잡하고 현실세계에는 없을 것 같은 이물스러운 형상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예뻐 보이기까지 합니다.
   
 
   
   
 
갤러리킹:작업을 위해 따로 자료를 모으거나 공부 하시는 게 있으시나요?
이승현: 작업에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의 정체를 알아보려고 생명과학, 진화론, 복잡계 등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갤러리킹:드로잉에서의 생명체들은 현재 진화하고 있는 것인가요? 앞으로 이들이 어떤 형상이 될지 혹 염두 해 두신 게 있으신지요 ?

이승현: 제 작업에서 나타나는 생명체들은 의미 없어 보이는 무질서한 선들로부터 시작하여 우연적으로 조그마한 형상을 갖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구체적인 모습을 띠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성장은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 하거나 염두 해 두진 않습니다.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 볼 뿐이지요.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고 진화할지는 저로서도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갤러리킹:다음 작업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이승현: 이들의 발생부터 분열, 성장하는 모습을 이끌어 내어 구체적인 형상을 보이데 까지 4년여의 기간이 걸렸습니다. 어느 시점에는 현실세계에서 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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